한, 영남권 '공천 갈등' 전방위 확산…김무성,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거물급 현역의원들이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오는 4.9 총선에서 무소속 돌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여야 현역 의원들은 비록 정당 공천에선 실패했지만 탄탄한 지역기반을 무기삼아 승리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른바 ‘목요일 밤의 공천 대학살’로 불리는 13일 영남권 공천에서 탈락한 박근혜 전 대표측의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의원이 14일 “이번 공천은 청와대의 기획 공천이며, 박근혜 죽이기”라고 비난하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 서구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지역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곧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의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 대구의 박종근, 이해봉, 경북의 이인기, 김태환, 부산의 유기준, 엄호성, 경남의 이강두, 김기춘, 경기도 용인의 한선교 의원 등도 곧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다른 당은 감동공천을 하는데 한나라당은 감정공천을 하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없는 친박 신당’ 초읽기
특히 친박계인 이규택 의원(이천.여주-3선), 송영선 의원 등 수도권 현역들과 공천에서 탈락한 모든 당협위원장들이 탈당과 독자 출마를 강행해 '무소속 연대'를 구성하거나 신당을 창당하려는 등 조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규택 의원은 지난 11일 모 라디오 방송에서 "영남권 친박계 의원 탈당 여부에 따라 엄청난 폭발성이 있기 때문에 그때 함께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표가 빠진 이른바 ‘박근혜표 신당’은 이규택 의원과 서청원 전 대표가 주도하고 있으며 홍사덕 전 의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과 서 전 의원 측은 13일 ‘영남권 공천 대학살’ 발표 후 심야회동을 갖고 신당 출범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당은 창당보다는 기존 당과 연계해 흡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영남권 공천에서 탈락한 박근혜 전 대표 측 현역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이원복(인천 남동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고, 고진화(서울 영등포갑), 배일도(비례대표), 고조흥(경기 포천·연천), 고희선(경기 화성) 의원 등도 공천 재심을 요구하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 25명이나 되고 이중 상당수는 공천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무소속 출마자 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나라당의 13일 영남권 공천 내정자 발표에서도 친李계의 강세가 이어졌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차 공천 내정자 51명과 탈락자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공천에 내정된 현역 의원 26명 가운데 16명은 친이계이고 9명은 친박(친박근혜)계로 집계됐다. 김성조 의원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친이계는 정의화, 권경석, 김정권, 이병석, 안경률 의원 등이며, 친박계는 주성영, 유승민, 서상기, 허태열, 김학송 의원 등이다.
통합민주당 현역의원 대거교체..“탈당불사”
통합민주당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정권 때 실세 노릇을 했던 거물급 인사들과 호남지역 중심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에서는 연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과 박 전 실장이 무소속 출마, 호남지역의 낙천한 현역의원들과 무소속 연대 등을 통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전망된다.
앞서 공천에서 탈락한 보은·옥천·영동의 이용희 국회부의장은 곧 자유선진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식 의원(서울 송파병)이 14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썩을 물로 생각하는 이 정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며 "민주당의 큰 영광을 기원하면서 탈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5번 탈당 신기록 세운 ‘대표적 철새’ 이인제, 무소속 출마하나!
"이번 결정은 나를 축출하겠다는 것"
통합민주당 4·9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공천에서 탈락한 이인제 의원이 14일 사실상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무려 5번에 걸쳐 당적을 옮겨 ‘대표적 철새 정치인’으로 불리는 이 의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천결정은 나를 당에서 축출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공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곧 탈당을 통한 무소속 출마를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의원은 자신의 공천탈락 사유로 정체성 문제, 잦은 당적 변경, 의정활동 성적 저조 등이 지적된 것에 대해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를 통해 단 1%라도 진다면, 깨끗이 승복하고 선택된 후보를 돕겠다”며 공천 재고를 적극 요구했다.
그는 의정활동 성적에 대해 "의정활동 부분에서도 노무현 정부의 정치보복으로 17대 국회 개원식을 감옥에서 봤으며, 3년간 법정에서 투쟁을 해 결국 무죄를 받았다”고 해명하면서 “작년 1년 내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해 뛰어다녔고 입법발의도 큰 당에서는 법을 만들어 의원 이름을 빌려내는 게 대부분이지만 나는 군소정당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잦은 당적 변경에 대해선 “손학규 공동대표, 정동영 전 대선후보는 당적을 변경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로써 이 의원이 탈당을 결행할 경우 신한국당·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 등에 이어 5번째 탈당을 기록하게 된다.
민주당, 호남 현역 9명 탈락 ... 탈락 의원 '민주평화연대' 발족
한편 신중식·이상열·채일병 의원과 배기운·유인학 전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모임을 열고 무소속 연대로 총선에 임할지, ‘민주평화연대’(가칭)를 결성해 오는 4월 총선에 공동 대응해나가기로 논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철 전 관악구청장 등 통합파 소속 원외인사 50여 명도 이들과 행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신중식 의원이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13일 2차로 총 48명의 4·9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확정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현역의원 물갈이’를 본격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호남권에선 신중식(전남 고흥·보성), 이광철(전북 전주완산을), 이상열(전남 목포), 장복심(전남 순천·비례대표), 채수찬(전북 전주덕진), 채일병(전남 해남·진도·완도), 한병도(전북 익산갑) 의원 등의 탈락이 확정됐고, 김홍업(전남 무안·신안) 의원은 공천심사 배제대상에 올라 탈락이 확실시된다.
비호남권에선 김영대(서울 영등포갑·비례대표), 김형주(서울 광진을), 이근식(서울 송파병), 이상민(대전 유성), 이원영(경기 광명갑) 의원 등이 탈락했다.
아울러 3선 이상 중진은 이인제(충남 논산·계룡·금산, 4선), 정동채(광주 서을, 3선) 의원의 탈락이 확정됐고 이용희(충남 보은·옥천·영동, 4선) 의원의 탈락이 확실시된다. 재선으로는 김태홍(광주 북갑) 의원이 유일하게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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