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폭력 과거사 사건 피해자 70여 명 청와대 초청 오찬 간담회피해자들에 순수·평화·존중·새로운 출발 의미하는 '흰 장미' 전달

이번 오찬 간담회는 제3기 진실화해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국가폭력 피해의 치유와 명예 회복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 국가폭력 피해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초청된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지난 1, 2기 진실화해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가폭력의 진실은 규명됐지만 국가 차원의 명예 회복 조치가 미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분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순수'와 '평화', '존중',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흰 장미 한 송이씩을 전달했다.
이는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이자 국가폭력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또한 피해자들이 새로운 출발을 하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인 동시에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로 국민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라고 말했다.
또한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사건', '전교조 해직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사북 사건', '납북귀환어부 사건' 등을 언급하며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부름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한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제주4·3이나 5·18민주화운동 등 과거사 사건과 관련해 국가기념식을 계기로 정부의 사과가 이뤄진 적은 있었으나, 이날처럼 긴 시간 외면받았던 개별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위로와 사과를 전한 것은 역대 처음이라고 안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어 1970년대 언론자유 투쟁을 벌이다 해직과 옥고를 겪은 이부영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이 참석자들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이 3기 진실화해위원회의 향후 진실 규명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이후 오찬이 진행되며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참석자들이 각자의 사연을 나누고 소감과 건의 사항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17세에 오징어잡이 배를 탔다가 납북돼 1년 만에 귀환한 뒤 모진 고문과 옥고, 보안감찰 등 억울한 피해를 겪은 김영수 씨, 중학생 시절 영문도 모른 채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학교 복귀 이후에도 낙인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아온 박관식 씨 등 여러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각자의 사연을 들려주며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다양한 건의도 이어졌다.
사북 사건 피해자인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은 소외된 광부들의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가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사건 피해자인 양창욱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 상임위원장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활용 중인 옛 보안사 건물에 '국가폭력역사관'을 조성하고, 최근 해체된 방첩사 등이 보유한 의문사와 국가폭력 관련 기록물이 철저히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동일방직노조 탄압 사건 피해자인 이총각 청솔의집 위원은 경제·산업 현장에서 구조적 약자인 여성과 청년 노동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혐오와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김춘삼 동해안납북귀환어부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와 윤병선 전교조원상회복추진위원장 등 많은 참석자들은 국가폭력 피해에 대한 배상과 보상을 받기 위해 피해자들이 직접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배상과 보상을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뒤 참석자들을 다시 한번 위로하며, 각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존중받는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 역시 이 대통령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산개척단 사건 피해자인 정영철 씨는 "오늘 새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납북귀환어부 사건 피해자인 신평옥 씨는 "지나간 세월을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로 이제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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