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핵미사일 방어무기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 美中의 진짜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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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때는 구한말. 일본, 중국(청나라) 러시아 등 열강들의 식민지 쟁탈전에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간 조선왕조는 멸망의 길로 빠져들고 있었다. 일본의 제국주의 세력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승리를 바탕으로 1905년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을사늑약을 체결하고 1910년에는 한반도 전체를 완전한 신민지로 삼키고 만다. 당시 정치 지도자들과 집권세력은 다가오는 제국주의 시대라는 격랑의 현실에는 애써 눈을 감은 채 부정부패와 정쟁을 일삼으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신세가 이때와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미국 주도의 팍스아메리카나 시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미래학자가 2010년까지만 해도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막강한 인구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그 여파가 한반도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조짐이다. 역사적으로 국가 안에서의 왕권 교체나 국가 간의 세력 교체가 일어날 때는 필연코 충돌이 생기기 마련이다. 세계 유일의 패권국가인 미국과 최근 들어 급격하게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중국 사이에 지속되는 팽팽한 긴장관계가 언젠가는 화산처럼 폭발할지 모른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편집자주>
AIIB에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여 약 60여 개국이 참가를 확정함으로써 중국은 세계 금융시장 지배의 포석을 깔았고, 머지않아 세계은행이나 IMF처럼 금융세계화, 구제금융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시장유연화와 구조조정을 압박할 지도 모른다.
AIIB는 ‘세계은행’, ‘IMF’, ‘아시아 개발은행’에 숟가락을 하나 더 얹어 놓는 형국을 넘어서 달러 유일의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한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질서에 대해 달러와 함께 위완화도 기축통화가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물론 지금의 국제정세는 중국이 일거에 미국의 일극 체제를 꺾고 세계를 제패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상당한 목소리를 내는 위치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드 한반도배치와 AIIB가입 논쟁은 新 냉전 체제의 예고편
최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국 못지않은 12억의 인구와 가파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인도와 미국의 밀월관계도 실은 중국을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다. 최근 인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활짝 웃었다는 전언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남서아시아 방향에 인도가 있다면 동북아시아 쪽에는 일본과 한국이 있다. 미국은 일본과 한국의 힘을 빌려 중국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전쟁이후 지금까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이야말로 단순히 동북아시아 권역을 넘어서 최고의 대중국 패권 장악을 위한 아시아권 제체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의 사드배치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대한 양해 등은 세계질서의 헤게모니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을 제어할 가장 강력한 지역 연합인 동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지렛대는 한국과 일본이었지만 최근 들어 미국은 일본의 활용도를 더욱 중요시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아베정권은 최근 들어 더욱 노골적으로 과거 전쟁범죄에 대해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음에도 미국 정부는 ‘과거는 잊고 미래를 기약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 보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으로선 아주 반가운 일이다. 일본의 재무장화 카드를 맘대로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열렸던 미일 안보협의회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논의를 환영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의 재무장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미일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태평양 함대에 항공모함을 한 척 더 배치했다. 물론 북한의 수십 년간 지속된 핵무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이 일본의 재무장을 위한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급변하는 역학관계의 변화라는 격랑 속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바로 사드와 AIIB 가입문제다. 우리 정부는 사드 가입을 밀고 있는 미국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그럴듯한 외교적 수사로 버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외교관례를 무시한 노골적인 태도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단순한 의견개진 이상의 내정간섭 수준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정부가 견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이 효력을 잃고 논란은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와 미국·중국 간의 외교적 신경전과 마찰이 최고조에 이르기도 했다.
여기에 사드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MD)의 핵심무기이기 때문에 중국처럼 예민하지는 않지만 러시아 역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5월 오늘 우리는 새로운 냉전 체제의 칼날 위에 서 있다. 핵심은 사드다.
사드는 적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방어 시스템이다. 북한은 핵무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와 미국을 상대로 핵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의 배치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중국의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집중공격
중국 고위 인사가 공개 석상에서 사드 배치에 우려를 표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홍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특정 국가들의 미사일방어시스템 설치가 지역의 전략적 안정과 상호 신뢰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중하게 처리됐으면 한다.”면서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중국정부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문가들도 일제히 사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왕융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사드는 중국의 국토안전방어 배치의 유효성과 억지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중국이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되면 중국이 한국에 대해 경제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정부 간 채널에서는 보다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월 4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사드 배치를 우려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미국의 한 온라인 매체는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14년 7월 한중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한중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 계획을 허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며, ‘사드 배치를 막아주면 무역과 투자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사드 논쟁은 2014년 5월말부터 시작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군 당국이 한국에서 사드 배치에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해 부지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하면서다. 미국 정부는 이 보도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부인했다. 미 국방부는 올해 2월 10일 “한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흘 뒤에 입장을 바꿨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한국과 아무런 공식 협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이다.
중국이 채찍을 들고 강경드라이브만 거는 것은 아니다. 한손에는 당근을 쥐고 흔들고 있다. 지난해 한중정상회담에서도 사드를 배치하지 않을 경우 경제혜택을 강조한 시진핑 주석의 제안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비슷한 시기에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 생일에 친필 서한을 보내며 “한중관계의 발전을 대단히 중시하며, 두 나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새롭고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3월 17일 마침내 국방부가 나서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17일 "주변국이 우리 국방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방한 중인 류 부장조리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 3월 초, 불과 하루 간격으로 미국과 중국의 차관보급 외교관이 한국을 찾아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인식을 보이고 말싸움을 벌였다. 이 같은 상황은 1950년의 6.25전쟁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서둘렀다. 전통적인 혈맹으로 한미동맹이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하지만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처럼 할 수 없었다. 미국은 3월 16일에는 태평양사령관을, 3월 10일에는 애슈턴 카터 국방부 장관을 한국에 보내 사드 배치 결정을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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