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도·정부 5개 부처·현대차그룹, 사상 첫 7자 공동 투자협약(MOU) 체결

도는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정부 5개 부처와 함께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수소AI 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정부 부처, 광역지자체, 민간기업이 단일 투자 건에 공동 서명한 사례이며, 이는 전국적으로 전례가 드물다. 정부가 새만금을 국가 차원의 미래산업 실증 거점으로 공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홍보부스 시찰에 이어 본 협약식이 진행됐다.
■ 9조 원의 구성, 사업별로 뜯어보면
현대차그룹이 계획 중인 5개 사업의 총 투자 규모는 약 9조 원이며,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기업 추산 약 16조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함께 7만 1,0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AI 데이터센터(사업 기간 2027년~2029년)다. 약 5조 8,000억 원을 투입해 100MW 규모로 구축하며, 1단계로 GPU 5만 장을 도입해 피지컬AI 연구개발 인프라로 활용한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를 현장에서 직접 수급할 수 있어 전력비를 낮추면서도 탄소중립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지 선택의 주요 요인이었다. 향후 500MW 규모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약 1조 3,000억원·2027년~2029년)은 AI 데이터센터와 수소 사업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인 사업 위치와 면적, 단계별 투자 일정은 향후 실시협약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수전해 플랜트(약 1조원·2027년~2029년)는 200MW 규모로 건설해 연간 3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수소는 새만금 내 수소모빌리티와 수소AI 시범도시 등에 공급되며, 외부 수급 없이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자립 구조를 목표로 한다.
로봇 제조(약 4,000억원·2028~2029년)는 물류·배송용 로봇을 연간 최대 3만대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새만금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연쇄 입주가 이어지며 대규모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수소AI 시범도시(약 4,000억원·2027~2035년)는 로봇 친화·수소 실증단지 등을 포함한 수소·AI 복합 도시로 조성된다. 로봇·수소·AI 기술을 실제 생활 공간에 적용하는 시범 모델을 새만금에 처음으로 구현하는 사업이다.
■ 누가 무엇을 지원하나…부처별 역할과 범위
협약에 참여한 정부 부처와 도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했다.
국토부는 피지컬AI 활용 특례 등 AI 시티 기반 조성, 수소 생태계 구축, 새만금 산단·정주 여건 및 광역교통 개선을 담당한다. 새만금청은 인허가를 포함한 행정절차 간소화와 로봇·AI·수소 산업 클러스터 조성, 글로벌 협력기업 유치를 맡는다.
과기부는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조성과 피지컬AI 기술개발 정책을 지원하고, 산업부는 로봇산업 육성 정책을 뒷받침한다. 기후부는 청정수소 육성 정책 지원과 함께 신산업·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안정적 전력 공급 방안을 마련한다.
도는 법령·조례에 따른 인허가와 보조금 지원 등 행정·재정 지원 전반을 총괄한다. 현대차그룹 협력기업의 연쇄 입주를 유도하고,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전문 인력 양성도 병행 추진해 새만금 산업 생태계를 빠르게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 어떻게 현대차를 새만금으로 불렀나
이번 협약 성사에는 도의 선제적 대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도는 지난해 11월 국내 대기업들의 1,300조 원 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되자, 즉각 주요 기업의 투자 방향을 분석하고 전북 전략산업과의 연계 가능성 및 투자 실현 가능성을 검토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AI·수소 투자 방향이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이후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이어온 결과가 이번 협약으로 이어졌다.
이번 협약은 그 구조도 주목받는다. 정부 5개 부처와 지자체, 민간기업이 단일 투자 건에 공동 서명한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정부가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실증하는 국가 대표 테스트베드로 공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협약 이후가 더 중요하다…전북의 후속 계획
이번 투자가 실현되면 전북은 로봇·AI·수소 분야의 실질적인 산업 거점으로 자리잡게 된다. 새만금에 들어서는 로봇 제조공장은 국내에서 처음 추진되는 대규모 로봇 전문 생산 투자로, 피지컬AI·자율주행 등 연관 산업의 집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는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의 집적을 유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며, 수소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부터 공급·활용까지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이 전북에 갖춰진다.
도는 이번 협약을 발판 삼아 산업별 중장기 후속 로드맵도 함께 가동한다. 로봇 분야에서는 피지컬AI 실증밸리 조성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현대차 전주공장 투자 확대와 연계한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으로 한국형 AI팩토리 수출 거점을 전북에 구축한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AI·데이터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 2~3개소를 추가 유치하고 ICT 기업 50개사 육성, AI 인재양성 거점 조성 등을 통해 디지털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수소 분야에서는 2029년까지 새만금에 200MW급 수전해 플랜트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550MW 규모로 확대해 국내 최대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완주 현대차공장과의 연계를 통한 수소상용모빌리티 집적화단지 조성도 함께 추진한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전북이 대한민국 미래전략산업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만금에서 시작된 첨단산업 투자의 효과가 전북 전역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이 주도하는 성장의 새 모델을 전북이 먼저 증명해 보이겠다"며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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