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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박용현 회장1년, 무엇이 달라졌나

  • 정용하 기자
  • 입력 2010.04.01 14:29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베트남ㆍ중국은 글로벌 두산의 미래"
 
"2020년 글로벌 200대 기업진입"

1년간 지구 두바퀴반...해외 생산라인 구축

 국내 최고(最古)기업인 두산그룹의 새로운 백년을 열어나가기 위해 숨가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용현 회장이 지난 30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유럽같이 한식당이 없는 곳에서 소화가 안되면, 호텔방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을 먹습니다" 이는 취임 후 8개월 만에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박 회장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양손으로 칼을 들고 썰어가며 먹는 것"이라며 “라면이나 자장면 등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소탈한 회장님'의 이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지난 1년간 유동성 위기설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그룹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으로 위기에서 구해내고 핵심기술 확보와 글로벌화에 매진했다. 또한 원천기술 확보 차원의 기업 인수 및 인재 확보를 위한 사상 최대규모의 인력채용 등도 박 회장이 일궈낸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편집자주>

 

▲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경기침체란 파고를 헤쳐 나가면서 내적으론 룰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박용현(67) 두산그룹 회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실제 의사 출신이며  경영 경험은 서울대 병원장이 전부였던 박 회장에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는 눈길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 회장은 지난 1년간 유동성 위기설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그룹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으로 위기에서 구해내고 핵심기술 확보와 글로벌화에 매진했다.

또한 원천기술 확보 차원의 기업 인수 및 인재 확보를 위한 사상 최대규모의 인력채용 등도 박 회장이 일궈낸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두산은 '현장 경영'과 '소통 경영'을 중요시하는 박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새로운 체질과 정신으로 무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체질개선, 지주회사 전환...'글로벌 두산' 토대 마련

박 회장은 취임 직후 두산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다. 이는 2006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그룹의 약속이기도 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두산은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박 회장은 또 경기회복기에 대비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6월 ㈜두산과 재무적 투자자가 각각 특수목적회사를 설립, 51대 49 비율로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두산DST 등 3개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매각해 현금 7808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당시 일부에서 제기됐던 유동성 위기설을 완전히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지난 1년 동안 임직원들에게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경기침체 파고를 헤쳐가면서 내적으로는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두산기술원의 연구원들에게는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사갈 수 있는 두산만의 핵심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년간 지구 두바퀴반...해외 생산라인 구축
 
박 회장은 계열사 사업장이 있는 곳이면 국ㆍ내외를 가리지 않고 현장을 둘러봤다. 박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방문한 곳도 창원과 인천 사업장이었다. 박 회장의 지난 1년 동안 출장 횟수는 21회, 거리로는 지구 두바퀴 반, 이동거리만 총 10만1000km에 달한다. 비행기에서 보낸 시간도 154시간에 이른다.

박 회장이 해외 첫 방문지로 선택한 곳은 지난해 4월 열린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장이다. 최신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후  파리에서 열린 세계 3대 건설기계 전시회인 '인터마트(INTERMART) 2009'에도 시찰했다.

해외 생산라인의 구축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두산의 영국 자회사인 두산밥콕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가 가능한 이산화탄소(CO2)를배출하지 않는 그린 발전소 건설을 실현시켰다.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우리만의 핵심기술이 필요하다.” 취임 후 박 회장은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두산은 지난해 9월 체코의 발전설비 업체인 스코다 파워를 4억5000만 유로에 인수했다.

극심한 경기불황이라는 상황에서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를 통해 두산은 발전소의 핵심설비인 스팀터빈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용현 회장 "인재확보ㆍ지속투자가 살 길"

"두산인 여러분. 지난해 취임 이후 국내외 사업장을 돌며 많은 임직원들을 만났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열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열정과 자부심이 우리의 새로운 10년, 나아가 100년을 일구어 갈 것이며, 사랑 받고 존경 받는 글로벌 두산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회장의 신년사 내용이다.

국내 최고(最古)기업인 두산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현장 경영'과 '소통 경영'을 위해 직원들과의 만남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는 것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용인 수지에 있는 두산기술원을 방문,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고객들이 비싸도 사갈 수 있는 우리만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우수인재 확보와 지속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사업포트 폴리오를 인프라 지원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꾸준히 인수해 왔다"면서 "제품 부가가치를 높여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보다도 확보된 원천기술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는 것이며 이는 연구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11월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기업의 성장 요인에는많은 것이 있지만 제1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라며 "두산의 일원이 된 신입사원 여러분이 백년 기업 두산의 또다른 100년을 일궈나갈 동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재중심 경영에 따라 두산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로 인력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어난 2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 박 회장이 2009년 12월 카타르 라스라판 담수 플랜트를 방문한 모습<사진: 두산그룹>

"매출 60%이상 해외서 달성해 글로벌 도약"

"베트남과 중국은 글로벌 두산의 미래이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지난해 12월 두산의 중국내 생산거점인 산둥성 옌타이에서 "글로벌 두산이 두산의모토이고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생산기지인 두산비나가 있는 베트남 시장에 대해 "입지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두산중공업의 생산기지로 선택을 했고, 2~3년 뒤엔 창원공장과 맞먹는 기술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베트남은 올해 4.5% 경제성장을 이룬 상황이 좋은 개도국이며, 입지 선정에 있어서도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있었다"며 두산비나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베트남은 인구 8000만 가운데 70%가 30대의 젊은 사람들"이라며, "교육열이 높고 기술 숙련도가 높으며, 천연자원도 풍부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어 "중국은 워낙 가능성이 큰 나라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부진을 중국에서 다 만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박 회장은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1위이고 우리나라에서도 판매가 좋다"며 "밥캣의 경우도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 1분기부터 점점 회복하고 있어 글로벌 5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회장은 "2020년에 포춘지가 선정하는 200대 기업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2010년에도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릴 것"이라며 "다만 과거처럼 진출 자체에 의미를 둬선 안되며 회사의 가치 창출과 수익을 전제로 지역과 제품에서 선택과 집중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이어 "두산은 114년이라는 한국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기업"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무적으로도 건실한 체제를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또다른 100년을 써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누구인가?


국내 최장수 기업은 누구나 알고 있듯 두산그룹이다.
 
두산은 현재 '3세대'인 박용현 회장이 이끌어 나가고 있다. 지난 2007년 두산건설 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은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학자 출신으로 지난 2005년 11월 연강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고 박두병 초대 회장의 4남으로 1943년 출생한 박 회장은 서울대 의학과를 나와 서울대병원 외과 의사 겸 교수로 재직하며,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 제11·12대 병원장 등 10년여간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박 회장은 어릴 때부터 조부인 두산 창업주 박승직 선생과 부친인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으로부터 경영을 배워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병원장 재직 시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서울대병원을 쇄신했고, 분당서울대병원과 강남진료센터를 개원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과의 만남도 즐기고 있다. 국내 사업장을 포함해 해외 계열사를 방문해 직원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현장경영에 앞장서 왔다.

박 회장은 직원들과 만남에서 경영의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하고, 직원들과 식사도 함께 하며 노고를 들어주고 해결해 주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국내외 출장 횟수는 총 21회이다. 출장일수로는 두 달에 가깝고, 비행거리는 지구를 두 바퀴 반이나 돈 10만km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다 함으로써 착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싶다"는 말을 수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베트남에 준공한 두산비나와 지난해 재단에 참여한 중앙대학교 의료원이 공동으로 안면기형환자 무료수술 등 현지 의료봉사활동 추진했다. 올 초에도 현지 환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중앙대병원에서 무료시술을 실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문화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강재단이 운영하는 두산아트센터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7월 뉴욕 첼시에 '두산갤러리 뉴욕'을 개관했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중순 톱스타들에 버금가는 초특급 결혼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박 회장은 20세 연하의 서울대동문 후배 의사인 윤모(46)씨와 얼마 전 재혼했고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재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이 두사람은 서울대 의대 동창회에서 처음 알게 된 이후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해 비밀리에 연애를 해왔으며  서울 근교에서 가족과 친지들만 모인 가운데 조촐히 결혼식을 치렀다. 윤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에게 2009년 한해는 두산그룹의 총수로 올라섰다는 점과 부인과 사별한 지 6년 만에 인생의 동반자를 다시 만난 해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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