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 설명' 많아···“개선 시급”
#1 최모씨(전남, 남, 50대)는 2010년 1월 ‘홍콩/마카오’ 여행 중 가이드의 안내대로 차량에 가방을 두고 내렸다가 버스기사가 호텔주차장이 아닌 도로에 주차해 도둑이 창문을 깨고 침입해 가방을 도난당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는 해외여행보험 물품손해 한도 20만원만 보상하겠다고 주장해 분쟁이 발생했으며 결국 USB에 저장된 S/W 등 간접손해를 제외한 직접손해 560만원을 배상받았다.
#2 김모씨(충북, 남, 60대)는 2010년 8월 ‘중국 지린성’ 여행 중 탑승한 관광버스 충돌사고로 부상을 당했다. 여행사는 해외여행보험에서 지급받는 치료비를 공제하고 초과된 금액만 배상하겠다고 해 분쟁이 발생했으나 여행사가 치료비 전액을 배상해야 했다.
#3 권모씨(경기, 여, 30대)는 2011년 8월 ‘보라카이’ 여행 중 호핑투어 시 제공한 음식을 먹고 여행객 전원이 구토, 설사로 치료를 받았고 귀국과정에서 세균성이질 감염으로 7일간 격리치료 받았다. 이후 해외여행보험의 치료비 외에 여행사의 과실을 인정하여 귀국 후 격리기간 동안의 손해 등 130만원을 배상받았다.
#4 신모씨(대전, 남, 60대)는 2011년 4월 ‘서유럽여행’ 중 스위스 만년설 빙판에서 넘어져 부상을 입었으며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같은 해 7월 추간판탈출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에 보험회사는 해외여행보험 약관상 90일 이내 치료비만 보상하므로 90일 경과된 치료비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해 분쟁이 발생했다.
<오픈뉴스=김수호 기자> 패키지여행은 여행상품 계약내용에 여행보험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여행사를 보험계약자, 여행객을 피보험자로 지정하고 여행사가 일괄적으로 보험회사에 의뢰해 여행 출발 전 가입한다.
여행보험의 경우 통상 보상한도는 사망 1억원, 상해나 질병은 300만원(고급형 또는 신혼여행 500만원), 도난은 1품목당 20만원(최대 50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행상품은 홈페이지에 “1억원 여행보험 가입”이라는 문구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거나 여행일정표 하단에 별도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가 실제 사고를 당한 후 여행보험에 따른 보상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5월말까지 2년 5개월간 접수된 '패키지여행보험 피해사례' 65건을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의 분석에 따르면 패키지여행 시 여행사에서 일괄적으로 가입하는 여행보험에 대해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장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서면동의 절차도 이행하지 않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보험 관련 피해는 ‘상해‘가 41.5%로 가장 많아
소비자원이 '패키지여행보험 피해사례' 65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행 중 다친 ‘상해’ 피해가 41.5%(27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도난’ 27.7%(18건), ‘식중독(질병)’ 18.5%(12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행 중 도난사고는 누구나 쉽게 겪을 수 있지만, 현금과 유가증권은 보상받을 수 없고, 한 품목당 보상 한도 역시 2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분실’은 아예 여행보험의 보상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상해나 질병의 경우, 해외에서 발생한 치료비는 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전액 보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치료비용이 고가여서 가입한도액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고, 국내 발생 치료비는 여행객이 개별적으로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이 있더라도 중복 보장은 되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는 여행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두 보험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각 보험의 보장금액에 비례해 실제 손해액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치료 시마다 기본 공제금액이 있기 때문에 경미한 부상의 경우 통원치료는거의 실효성이 없으며, 그나마도 보험만기(귀국)후 90일까지만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회사, “피보험자인 여행객에게 여행보험 보장내용 설명할 의무 없다”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가 여행사이고 여행객은 피보험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계약자가 아닌 피보험자에게 여행보험의 보장내용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행보험의 보험료는 여행사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이 납부하는 여행대금에 포함돼 있고 보험계약자인 여행사는 가입을 대행해줄 뿐이므로 실질적인 보험계약자는 ‘여행사’가 아닌 ‘여행객’이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은 2012년 8월 1일부터 무료보험 등 단체보험에 대해 보험계약자 외에 피보험자인 소비자에 대해서도 설명의무를 부과했으나 일부 보험회사는 여행보험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여행객에게 설명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상법 제735조의 3’에서는 ‘규약’이 있는 단체보험만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면제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여행보험은 ‘규약’이 없으며 여행보험약관상 ‘포괄계약’에 해당되므로 패키지여행 계약 체결 시 피보험자인 여행객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실상 소비자가 출국 직전에야 보험계약서에 서명하거나 아예 서명 자체도 안하는 경우가 많아 법률상 ‘무효’ 계약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소비자는 ‘보험금’이 아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행사 고의 과실 사고는 보험과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행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상해사고, 도난사고 발생 시 여행사는 우선 여행보험에서 처리하고 초과되는 금액만 보상하겠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보험은 인보험의 일종이므로 ‘상법 제729조’에 의거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여행사는 손해배상금에서 보험회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을 공제할 수 없고 별개로 전부 지급해야 한다.
결국 여행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소비자는 여행보험에서 보험금을 지급받을 뿐 아니라 여행사에도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패키지여행보험에 대해 보험사가 여행객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서면동의도 받도록 금융감독원에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할 예정이다”며, “소비자들도 패키지여행 계약 시 여행보험의 보상한도와 구체적 지급내역을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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