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동 벽화마을은 안동시 신세동 영남산 중턱에 오순도순 집을 지어 정답게 살아가는 마을이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사람이 찾아오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이다. 당시 문화관광부의“마을미술 프로젝트”사업에 안동대 예술팀‘연어와 첫비’가 선정되면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새로운 미술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낡고 구석진 언덕배기 달동네가 예술의 옷을 입고 관광명소가 된 것이다.
2015년 들어서는 도시재생 활동가 등 재능있는 청년들이 마을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함께 그림애문화마을협의회를 만들어 창조지역 공모사업을 신청하여 3년간(2016 ~ 2018) 사업을 추진했다. 벽화가 더 그려지고, 할매네 점빵이 생겼고, 주차장이 조성되고 마을 전망대도 설치했다. 2016년도에는 문체부 생활문화공동체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서 4년간 사업을 수행했다. 청년 2~3명이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나무공방, 직조공방, 간식 쿠키 공방 등 10여개의 공방이 운영될 정도로 성장했다. 플리마켓인 그림애장터가 열리고 동부초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어르신이 어린이를 돌보는‘어린이 마을 돌봄’사업도 하고 있다. 학생들과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공동체 활동도 펼쳤다. 안동시와 주민, 활동가가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마을 협업활동이 이루어졌다.
동부초등학교부터 성진골 주변 골목골목마다 주택 외벽,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 조성된 공공미술 벽화와 조형물은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면 동부초등학교 벽면에 푸근하고 따뜻한‘복덩이 할머니’가족 벽화가 미소로 환영한다. 반대 벽면에는 11m 직경의 이색적인 대형 벽화도 눈에 띈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씨가 2019년에‘한복 입은 흑인 여성’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마을 중심부에는 할매네 점빵이 자리잡았다. 원래 할머니가 직접 만드는 간단한 먹거리와 간식류를 팔았는데, 지난해 4월부터 직물 아티스트 예술공방으로 변신했다. 여기선 직조 공예 작가와 함께 직조베틀, 코바늘뜨개, 양말목공예 등 다양한 공예 체험이 가능하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옷을 가장 잘 입고 멋을 부린다는 '멋쟁이 아저씨',‘줄을 잡고 거꾸로 매달린 스파이더맨’벽화도 있다. 벽화뿐만 아니라 '줄 타는 고양이', '오줌 누는 개' 등으로 이름을 붙인 우스꽝스런 조형물도 눈에 띈다. 감성적인 글귀가 새겨진 난간을 따라 더 올라가면 한옥 스테이, 예술 공방 등이 숨어있다. 알록달록하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벽화와 귀여운 조형물들이 마을 분위기를 바꾸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면 전망대로 불리는 곳에‘다시 여기서’라는 북카페가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곳은 마을 정체성이 정점을 이루는 곳이다. 카페 사장님은‘뚜비아저씨’로 불리는 데, 1997년부터 2001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꼬꼬마 텔레토비’의‘뚜비’성우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후, 수도권에서 미술관을 크게 운영하던‘뚜비아저씨’는 안동으로 우연히 여행을 왔고, 이곳 노을 진 마을 경치를 보고 반해 바로 집주인을 수소문하여 계약했다고 한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본다는 마음으로‘다시 여기서’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그는 방송일과 사진작가, 대학교 강의 등으로 쌓아온 재능과 특유의 친근감으로 동네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르신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카페에 들러 담소를 나눈다. 뚜비아저씨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채널명:감성근육)에는 그간 동네 어르신, 동부초등학생들과의 추억이 담긴 재미난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어르신과의 오징어게임, 사투리 대화, 학생들의 동요 합창, 인생 뮤직비디오 등 끈끈한 정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북카페에는 신간 위주로 추천도서를 진열해뒀고, 직접 큐레이션한 텔레토비 책도 보인다. 이제는 고가의 희귀품이라는 못난이 인형, 셔터 소리가 일품이라는 필름 카메라, 작품에 가까운 냅킨과 애장품들까지 벽면을 빼곡이 채웠다. 한켠에는 동네 어르신들과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이 붙어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의 핵심은 먼저 주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 자생력을 갖춘 문화예술, 골목상권, 공방 등으로 활기를 불어 넣을 계획이다.”라며“지역 주민과 협업하고 소통하여 더욱 살기 좋은 동네이자, 안동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키워나가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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