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일본에서 환수된 문화재들로 역사적 상징성과 조형성 갖춰
‘국새 대군주보(國璽 大君主寶)’는 1882년(고종 19년) 7월 1일 제작된 것으로, 높이 7.9cm, 길이 12.7cm 크기로 은색의 거북이 모양 손잡이(귀뉴 龜)와 도장 몸체(인판 印板)로 구성된 정사각형 형태의 인장이다. 보면(寶面)에는 구첩전(九疊篆)으로 대조선국의 대군주라는 의미를 지닌 ‘大君主寶(대군주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외교, 고위 관원 위임장, 사령장, 대군주의 명으로 반포되는 법령 등에 날인한 국새로, 2019년 12월 미국의 재미교포로부터 기증받아 환수되었으며, 지금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국새 대군주보’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19세기 말 급변하던 국제정세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선왕실의 고민이 함께 담겨 있다. 당시 고종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을 앞두고 고종은 국가의 상징물인 국기(國旗)와 국새(國璽)를 함께 만들도록 명했으며, 무위영(武衛營, 고종대 궁궐 수비를 맡은 관청)에서 호조의 예산을 지원 받아 완성하였다. 즉 이 국새는 고종이 대외적으로 국가의 주권을 표시하는 용도로 국가 간 비준이나 공식 문서에 자주독립국을 지향하는 의미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당시 총 6과의 국새가 만들어졌지만 이 ‘국새 대군주보’만 유일하게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국새 대군주보’는 이처럼 갑오개혁을 전후한 국제정세의 변화와 이에 대한 조선의 대응방식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유물이다. 또한 서체, 형태 재질, 주물방식 등 대한제국 이전 고종 대 국새제작 방식이 담겨진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알려진 유물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
함께 지정 예고된 ‘국새 제고지보’, ‘국새 칙명지보’, ‘국새 대원수보’는 모두 대한제국기(1897~1910)에 제작된 것으로, 한일강제병합이 이루어진 6개월 후인 1911년 3월 약탈되어 일본 궁내청(宮內廳)으로 들어간 수모를 겪기도 했다. 광복 후 1946년 8월 15일 미군정이 궁내청에서 환수해 총무처(1940~1960년대 국무총리 소속 아래 설치되었던 중앙행정기관)에 인계한 후 1954년 6월 28일 총무처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다시 인계하면서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다.
국새 3과 모두 1897년(광무 1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등극하면서 황제의 명령을 백성에게 알리기 위한 문서 또는 임명장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대한제국 국새 중 일부로, 왕실 인장을 전문적으로 담당한 보장(寶匠) 전흥길(全興吉) 등이 주도해 제작하였다.
3과 중 시기가 가장 이른 ‘국새 제고지보(國璽 制誥之寶)’는 1897년 9월 19일 완성된 인장이다. ‘제고(制誥)’는 ‘황제의 명령’을 뜻하기 때문에 이 국새는 조선왕실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황제로 칭한 대한제국에서만 사용한 국새이다.
형상을 보면 손잡이는 용 모양이고 등은 위로 솟구쳐 반원형이다. 용의 정수리에는 점문(點紋)과 비늘이 있고, 머리에는 녹각뿔이 솟아있다. 코에는 여의두문(如意頭紋, 일종의 구름형상의 문양)이 새겨졌고, 입을 벌리고 이빨 2개가 아래로 돌출되었으며, 입 주위로 상서로운 문양이 새겨있고 입안에 여의주를 물고 있다. 상상의 동물을 매우 생동감 있게 자세히 묘사하였고 도금(鍍金)이 벗겨지지 않아 황금빛이 잘 남아 있다.
이 ‘국새 제고지보’는 대한제국 국새로서 조선 왕실 어보(御寶)와 형식적으로 구별된다는 점에서 시대적 변화를 보여준다. 조선왕실 어보가 거북형 귀뉴(龜)인데 반해 대한제국 국새는 용뉴(龍, 용모양의 손잡이)인 점, 용뉴의 받침대를 마련했다는 점, 보면(寶面)의 크기가 조선왕실 보인(寶印)에 비해 사방 2cm 정도 크다는 점, 보면의 글씨체가 조선 어보의 구첩전(九疊篆)에서 소전(小篆)으로 바뀐 점 등 여러 면에서 대한제국기 국새의 조형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국새 제고지보’는 대한제국기 황실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며, 공예, 서예, 전각 분야에서도 당대 최고 수준의 문화적 역량이 담긴 문화재다. 미확인된 대한제국 국새의 발견을 위한 근거자료로서의 가치도 크기 때문에 보물로 지정해 보존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새 칙명지보(國璽 勅命之寶)’는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등극하면서 문서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대한제국 국새 10과 중 하나로, 1898년 윤3월 19일에 제작되었다. 대한제국이 수립되면서 황제의 나라에 걸맞은 새로운 국새를 제작하였고 그 결과 1897년 9월 17일∼19일 동안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지새(皇帝之璽)’, ‘황제지보(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제고지보(制誥之寶)’, ‘시명지보(施命之寶)’, ‘명헌태후지보(明憲太后之寶)’, ‘황후지보(皇后之寶)’, ‘황태자보(皇太子寶)’, ‘황태자비지보(皇太子妃之寶)’ 10과를 완성하였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것은 1897년 9월에 제작된 ‘칙명지보’가 아닌 이듬해 1898년 윤3월 19일에 좀 더 작은 크기로 만든 것이다. 용뉴와 보신(寶身)으로 구성되었고 발톱을 세우고 웅크린 형상, 몸통 전체에 덮인 비늘 문양, 머리에 솟은 뿔, 얼굴 주변의 상서로운 기운 등 신비감과 동시에 제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듯하다.
‘국새 대원수보(國璽 大元帥寶)’는 1899년(광무 3) 6월 22일 대한제국이 육해군을 통솔하는 원수부(元帥府)를 설치하고, ‘대원수보(大元帥寶)’ 1과, ‘원수지보(元帥之寶)’ 1과, ‘원수부인(元帥府印)’ 1과를 만든 것 중 하나이다. 대원수(大元帥)는 원수부의 우두머리로, 국가의 전군(全軍)을 통솔하는 최고 계급을 지칭한다. 군인 임명서 등에 날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용모양의 손잡이인 용뉴(龍)와 유대(臺, 얕은 받침), 보신(寶身)으로 구성되었고, 서체는 소전체로 단정하고 정갈하다. 시간이 흘러 일부 변색되거나 탈색된 부분이 있지만 제작 당시의 원형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용뉴와 보면(寶面)의 문자 또한 훼손 없이 잘 남아 있다.
용뉴의 받침을 갖춘 대한제국 국새로서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고, 고종황제가 군사적 실권을 갖고 강력한 군사력 강화를 통해 자주적인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유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상의 대한제국 국새 3과는『대례의궤(大禮儀軌)』등 관련 문헌에 형태와 재료, 치수 등이 상세히 수록되었고 당시 발행된 공식문서에 실제 사용된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외세로 인해 혼란했던 시기에 국가의 운명과 수난을 함께 겪은 역사상징물이자 희소성이 크다는 면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국새 대군주보’ 등 4과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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