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운동의 발상지 탑골공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념식 거행

102년 전, 시민과 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외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팔각정 앞에서 진행된 이번 기념식 주제는 ‘세계만방에 고하야’로서, 우리 민족이 일제의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을 선포하고, 세계의 평화와 인류공영을 위해 반드시 독립이 되어야 한다는 당시의 결연한 의지를 담았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야구선수 류현진 씨가 영상을 통해 낭송했고, 축구·골프·배구·농구 등 각 분야에서 국위 선양 중인 스포츠 선수 170여 명이 영상으로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이어진 독립선언서 낭독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세계 곳곳에서 독립을 위해 힘썼던 내·외국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을 중심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소통장구 역할을 하는 수어 통역사, 다문화 대표 연예인 등 7명이 함께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AP통신 특파원으로 3·1운동 등을 보도한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 박열 조선청년독립단의 재판을 변론하여 일본인 최초로 건국훈장을 받은 후세 다쓰지의 외손자 오이시 스스무, 항일운동에 헌신한 운암 김성숙 선생의 부인 두쥔훼이의 손자 두닝우, 을사늑약 무효 선언을 위해 러시아 황제에게 고종의 친서를 전달한 헤이그 특사 이위종 선생의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 등이다.
올해 제102주년 3·1절을 맞이해 총 275명의 독립유공자가 정부포상을 받게 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을 통해 일곱 분께 건국훈장 및 대통령표창을 수여했다.
특히, 그동안 역사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홍범도 장군의 아내 故단양 이씨와 아들 故홍양순의 의병활동 등 공적을 새롭게 발견해 건국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기념식이 열리는 장소인 탑골공원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아울러 “100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국난에 함께 맞서는 우리 국민들의 헌신과 저력은 한결같다”며 1918년, 우리 겨레에 닥친 신종 감염병 ‘스페인 독감’과 이에 맞선 우리 국민들의 활약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오늘의 코로나 상황에서 보면, 우리 스스로 우리 환자를 돌보려 했고, 우리 스스로 의료체계를 갖추려 했던 선대들의 노력이 참으로 가슴 깊게 다가온다”며 “오늘 우리가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는 힘이 100년 전 우리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100년이 흘렀지만 한결같은 것이 또 있다”며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는 ‘포용’과 ‘상생’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매일 아침 마스크를 챙겨 쓰는 국민의 손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946년, 해방 후 처음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임시정부 국무위원 조소앙 선생이 한 말 등을 언급하며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로 성장했고, 세계 7대 수출 강국이 되었으며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100년 전, ‘파리평화회의’의 문턱에서 가로막혔던 우리가, 이제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당당한 나라가 되었다”며 “올해 G7 정상회의 참여로 우리가 이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성취 위에서 ‘선도국가, 대한민국호’가 출발하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대통령은 “오늘은 일본과 우리 사이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날”이라며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며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우리 곁에 계신 생존 독립유공자는 스물네 분에 불과하다”며 명예롭고 편안한 삶을 드리기 위한 그간 정부의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임시정부 요인 환국일인 올해 11월 23일,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이 드디어 개관한다“며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가 미래 세대에게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3·1독립운동의 정신과 민주주의, 포용과 혁신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세계는 우리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위기와 역경 속에서 역사의 반전을 이룬 선열들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념공연에서는 가수 정인 씨와 매드클라운, 헤리티지 합창단이 ‘대한이 살았다 2020’을 선보였으며, 전체 참석자와 함께 3·1절 노래를 제창했다.
마지막 순서로는 3·1운동 당시 주도적으로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선배 의학도들의 헌신과 희생 정신을 이어받은 예비의료인들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이 진행됐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인원을 최소화하고, 종로구 보건소와 공동으로 행사 전후 방역·소독, 행사장 입장 모든 인원에 대한 발열·문진 체크, 격리공간 마련, 의심환자 이송체계 구축 등 철저한 방역대책을 마련한 상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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