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2001년 5200억원에서 지난해 약 3조원으로 10년 사이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레저활동 인구 증가로 인한 등산 등 야외활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 중 노스페이스는 20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부동의 1위(점유율 31.5%~35.5%)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등이 따르고 있다. 또한, 노스페이스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교복’이라고 불릴 정도이며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노스페이스 제품을 계급도로 나타내기도 했다. 게다가 노스페이스 제품은 상당한 고가라서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등골브레이커'로 비판을 받고있는 노스페이스가 최근 철퇴를 맞는 아픔을 맛보고 있다. 노스페이스 수입업체인 골드윈코리아가 노스페이스의 할인판매 금지행위를 두고 공정위로부터 거액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초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정위, 골드윈코리아에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
<오픈뉴스-김수호 기자> 지난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노스페이스 수입업체인 '골드윈코리아(대표 성기학)'가 지난 1997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대리점에 노스페이스 제품 판매가격을 미리 정해주고, 이 가격 아래로 팔지 못하도록 강제한 행위를 적발하여 과징금 52억 4천8백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아웃도어 1위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할인판매 금지행위를 엄중 제재한 것으로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공정위 제재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이번 조치로 공정위는 유통단계에서의 가격할인 경쟁이 활성화되어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 거품이 제거되고 소비자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 관계자는 “유통과정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인판매 금지행위…위반 시 ‘보증금 징수에 각서까지’
이번에 적발된 노스페이스 수입업체인 골드윈코리아는 1997년 11월 7일부터 2012년 1월 14일까지 전국 전문점(2012. 1. 15. 기준 151개)에 아웃도어 제품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면서 전문점의 소비자 판매가격(할인율, 마일리지 적립율 포함)을 지정하고 이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했다.
전문점은 독립된 사업자로서 자기 소유 아웃도어 제품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하여 판매할 수 있어야 하나, 골드윈코리아는 소비자판매가격을 통제하여 전문점간의 가격할인 경쟁을 제한하였다.
먼저 골드윈코리아는 노스페이스를 국내 출시한 1997년부터 ‘판매특약점계약서’에 소비자 판매가격 준수 의무를 명시하고 이를 불이행시 제재조항(출고정지, 계약해지)을 함께 규정해왔다.
▲ 출처:공정위
또한, 공정위는 골드윈코리아가 본사차원에서 소비자 판매가격 등을 결정하고 통지하였으며 이는 수주회(1년 2회에 걸쳐 전체 전문점을 상대로 제품 주문을 받기위해 개최되며, 소비자판매가격이 명시된 주문책자 배포) 문건, 본사의 전문점 공지 사항, 전문점의 판매정보가 실시간 등록되어 언제든지 판매제품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영업물류시스템 등을 통해 드러났다고 밝혔다.
▲ 출처:공정위
게다가 본사차원에서 전문점 방문모니터링(정찰제 준수 여부 점검항목 포함), 미스터리쇼퍼 조사(일반고객으로 가장하여 판매가격 점검) 방식 등을 활용하여 가격을 감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본사 가격정책을 어기고 할인판매한 전문점에 대해 계약해지, 출고정지, 보증금 징수, 경고 등 실제 제재조치를 취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특히 골드윈코리아는 한 전문점에서 20% 할인 판매하여 인근 매장에 피해를 입혔다며 다음날 바로 출고 정지시킨 후 전 매장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도록 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또한, 20% 할인 판매한 전문점에 대해 앞으로의 본사 가격정책(10%이상 할인금지) 위반에 대비하여 가격준수보증용으로 1천만원을 징수하고 친필로 가격준수 각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 출처:공정위
또한, 골드윈코리아는 본사 승인 없이 할인행사를 진행한 전문점에게는 “노스페이스 가격체계의 신뢰가 저하되었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계약의무 위반으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골드윈코리아의 위법 행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골드윈코리아는 2002년경부터 계약서에 온라인판매금지규정을 추가하여 가격할인이 활발할 온라인 판매경쟁을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실효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골드윈코리아는 재판가유지 행위와 온라인판매금지 행위를 서로 결합하여 전문점의 가격할인 경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전문점들이 42%의 안정적 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전문점도 이득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의 할인판매 금지행위를 굳이 어길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골드윈코리아, '공정위 과징금 부당에 억울'
골드윈코리아는 14년에 걸친 위법행위로 소비자들은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피해를 끼쳤다. 이에 공정위는 “골드윈코리아에 재판매가유지 행위가 없었다면, 전문점들이 자기 소유 노스페이스 제품을 재고처분이나 사은행사 등을 통해 자유롭게 할인판매 할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소비자들이 보다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노스페이스의 할인판매 금지행위로 인해 타 경쟁업체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됐을 거라 예상했다.
한편, 골드윈코리아는 재판매가유지 행위를 통해 노스페이스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유지하면서, 전문점간 가격경쟁이 활발해지면 전문점의 마진이 축소되어 노스페이스 제품 공급가를 인하해 달라는 요구를 미리 막으려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재판매가격유지행위) 및 제23조 제1항 제5호(구속조건부거래행위)에 의거하여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및 거래지역 또는 상대방 제한행위 금지를 시정토록 명령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편, 골드윈코리아는 당사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오해와 법리적인 견해 차이로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위 지적 사항에 대한 소명자료를 최초 조사 시점인 작년 11월부터 성실히 제출하였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골드윈코리아는 2008년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2,609,588건의 할인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할인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할인판매를 막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골드윈코리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 공정위가 제시한 31.5%~35.5%가 아닌 15%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며 “과징금 책정기준이 잘 못 되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향후 공정위의 의결서를 받은 후 법무법인과 협의하여 법리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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